지난 12/18 <빅이슈 송년수다회 >에서 판매원 분들과 한 해의 소회를 담은 영상을 함께 나눕니다.

 

다시, 빅이슈!

안녕하세요! 빅이슈코리아 사무국장 이선미입니다. 저는 지난 11월 육아휴직을 마치고 빅이슈에 복직했습니다. 다시 돌아와 빅이슈 구석구석의 일들을 살피며 긴히 전할 얘기가 있어, 빅이슈의 존재를 지지하고 동참해주고 계신 ‘동료’와 같은 여러분께 편지를 씁니다.

여러분의 한 해는 어떠셨나요? 빅이슈의 2024년은 그야말로 ‘빅빅빅이슈’가 가득했답니다. 무엇보다도 올가을 전 세계 40개국 500여 명의 선수들을 서울로 초대해 홈리스월드컵을 개최했습니다. 이 경험은 두고두고 빅이슈와 우리 사회에 홈리스 문제 해결을 위한 유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유독 빅이슈가 한국 사회에 뿌리내리던 2010년이 자주 떠오릅니다. 영등포 청과시장 2층에 자리 잡은 사무실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독자님들이 보내주신 귤과 응원의 편지가 끊이지 않던 곳, 석유난로 하나에 의지한 매우 열악하고 추웠던 곳이지만 아주 따뜻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다시 연결해야 할 때

빅이슈코리아는 다른 나라의 《빅이슈》와 달리 시민들의 온라인 창간준비모임으로 시작되었고 시민들이 작은 손과 마음을 보태 지속할 힘을 만들어온 단체입니다. 빅이슈 판매원이 거리에서 잡지를 손에 들고 “빅이슈!”를 외쳐야 할 때, 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헤아려 그 옆에서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빅이슈》 판매 도우미 ‘빅돔’으로서, 잡지의 콘텐츠를 채우는 ‘재능기부자’로서 빅이슈의 크고 작은 일에 가장 먼저 시간과 자원을 내어주신 소중하고 고마운 사람들. 그분들이 있었기에 빅이슈 판매원도 빅이슈도 포기하지 않고 330권의 잡지 《빅이슈》를 만들고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팬데믹 이후에도 거리 잡지 판매의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지금, 빅이슈와 정말 소중한 인연으로 이어진 모든 분들께서 모아주시는 기적과도 같은 작은 힘들이 절실합니다.

 

열네 살의 빅이슈, 더욱 자라나야 합니다

열네 살 빅이슈의 어깨에는 많은 삶이 짊어져 있습니다. 빅이슈는 15년간 여전히 거리에서 ‘홈리스 상태’에 놓인 우리의 이웃들을 찾아 나서고, 잡지로 자립을 경험하고 희망을 안고 판매지로 나가는 판매원분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빅이슈는 이 사회와 주거권 사각지대의 사람들을 연결하고, 지속할 수 있는 일 경험과 주거 상향 지원을 통해 홈리스의 지역사회 정착을 돕습니다. 때로는 함께 짊어진 그 삶이 버겁기도 하고 실타래처럼 엉킨 문제들을 푸는 일이 어렵기도 하지만, 더 강하고 든든한 어깨가 되어 많은 이들의 자립을 포용하는 단체로 나아가려 합니다.


빅이슈는 지금 ‘2025년 최소 잡지제작비’를 위한 <빅이슈시 자립구 행복동, 모두의 집으로 가는 길> 모금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버틸 수 있도록 붙들어주는 힘이 필요한 때입니다. 빅이슈가 잔뜩 움츠리고 버티는 이 시기를 지나 본연의 비즈니스 솔루션으로도 더욱더 자라날 것을 기대합니다. 곧 다리 힘을 굳건히 하여 더 멀리, 더 건강히 달려가겠습니다.

2024년 겨울, 이선미드림